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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뒤에 숨겨진 선택과 책임감, 설리(2016)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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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에 대한 이야기

때때로 직업에서의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내가 하는 결정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될 때가 있다.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는 그런 고민을 매우 극명하게 드러낸다.

비행기 기장인 설리, 즉 체슬리 설렌버거가 비행기 추락 위기 속에서 155명의 생명을 구한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그 순간의 결정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 소개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2009년 1월 15일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US 에어웨이즈 1549편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톰 행크스가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영화는 기적적으로 모든 승객과 승무원을 구한 기장의 놀라운 판단력과 그 이후 이어진 조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이하게, 시간 순서에 따라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설리 기장의 사고 후 심리적 충격과 조사가 교차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등장인물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 톰 행크스

주인공이자 기장으로, 신속한 판단력으로 위기 상황에서 비행기를 강으로 착륙시킨 영웅이다.

제프 스카일스 / 아론 에크하트

설리의 부기장으로, 사건 당시 침착하게 기장을 도와 비상 착륙에 성공한다.

로레인 설렌버거 / 로라 리니

설리의 아내로, 그의 내면의 갈등과 심적 고통을 함께 나누며 지지한다.




** 이 글은 스포일러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설리 기장이 악몽을 꾸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한밤중에 비행기가 도시 한가운데로 추락하는 끔찍한 장면을 꿈꾸며 깨어난다.

이 꿈은 그가 비상 착륙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겪는 트라우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곧이어 영화는 사건 당일로 돌아가, 설리와 부기장 제프 스카일스가 이륙 준비를 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그날 설리와 스카일스는 뉴욕 라가디아 공항에서 출발해 샬럿으로 향하는 US 에어웨이즈 1549편을 조종하게 된다.

비행기는 평범하게 이륙하지만,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비행기는 예상치 못한 새 떼와 충돌한다.

이 충돌로 인해 두 개의 엔진 모두가 멈추게 되고, 조종실에 긴박한 분위기가 흐른다.

설리와 스카일스는 즉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주변 공항으로 되돌아가거나 다른 착륙지를 찾기 위한 고민을 시작한다.

라가디아 공항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가 실패할 것임을 빠르게 판단한 설리는, 뉴저지의 테터버러 공항 또한 접근하기에 너무 멀다고 여긴다.

엔진의 힘 없이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수백 명의 목숨이 걸린 결정이기에 엄청난 압박감이 몰려온다.

비행기가 빠르게 고도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설리는 뉴욕 허드슨강 위로 비행기를 착륙시키기로 결단을 내린다.

그가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는 강에 착륙하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직관이었다.

조종사로서 오랜 경력과 훈련이 있었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에서 단 몇 분 만에 결정을 내린 것은 그가 가진 경험과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설리는 부기장에게 비행기 속도를 조절하라고 지시하고, 승무원들에게는 승객들에게 비상 착륙을 알리도록 한다.

착륙 순간은 영화의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다.

비행기가 허드슨강 위로 다가가면서 모든 승객은 공포에 사로잡힌다.

강으로의 착륙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 수 없고,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설리는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게 비행기를 조종하고, 물에 완만하게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다.

비행기가 강 위에 안전하게 멈추자, 승무원들은 빠르게 탈출을 준비한다.

승객들은 비행기 밖으로 나와 날개 위에 서거나 구명보트를 통해 안전하게 구조된다.

뉴욕의 페리들과 구조대가 신속하게 도착해 모두를 구조하는 과정은 기적적이었다.

155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모두 무사히 살아남았고, 이 사건은 '허드슨강의 기적'이라 불리게 된다.

비행기의 안전한 착륙에도 불구하고, 설리는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깊은 내적 갈등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는 비상 착륙 후의 여러 가지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었고, 사건 이후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가 그에게 추가적인 압박을 가중시킨다.

조사 과정에서 NTSB는 설리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가 허드슨강 대신 라가디아 공항이나 테터버러 공항으로 회항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한다.

NTSB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비행기가 두 공항 중 하나로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는 결과를 내놓는다.

이로 인해 설리는 심각한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수백 명의 목숨을 걸고 한 선택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이때 영화는 설리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며, 영웅으로 칭송받던 사람이 한순간에 의심의 대상이 되는 복잡한 심리적 상황을 사실감 있게 그린다.

결정적인 순간은, 설리의 직관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실험이 이뤄지면서 온다.

설리의 요청으로 NTSB는 시뮬레이션에 인간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게 된다.

즉, 조종사들이 충돌 직후 즉각적으로 공항으로 돌아가지 않고 상황을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시간이 주어졌을 때, 두 공항으로의 회항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며, 설리의 판단이 옳았음이 증명된다.

조사 결과가 밝혀지자 설리는 마침내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확신하고, 비판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

이 순간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그의 직관과 조종사로서의 책임감이 결국 모두를 구하는데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설리는 비상 착륙 그 자체보다 그 이후의 심리적 고통과 사회적 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더 깊이 다루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설리는 승무원들과 함께 조사를 마무리 짓고, 155명의 승객 모두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조용히 웃음을 짓는다.

이 장면은 그가 짊어진 부담에서 해방되었음을 상징하며, 영화는 그의 인간적 모습과 영웅적 행동을 동시에 조명한다.

명대사

"We did our job."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했다.)

"I’ve delivered a million passengers over 40 years, but in the end, I’m going to be judged on 208 seconds."

(40년 동안 백만 명의 승객을 운송했지만, 결국 나는 208초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감상평

기적 뒤에 숨겨진 직업과 책임감의 무게

설리의 비상 착륙 이후, 그는 영웅으로 칭송받지만 동시에 그 결정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심리적인 압박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 만약 다른 방법을 택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지를 계속 고민한다.

이는 직업인으로서 자신이 내린 결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순간이다.

특히나 그 책임이 수많은 생명과 직결되었기에, 그 무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톰 행크스는 설리의 복잡한 감정과 무거운 책임감을 탁월하게 표현해낸다.

그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기장의 직업적 소명과 개인적인 불안감이 묻어난다.

또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연출은 사건의 긴박함과 그 이후의 심리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설리의 선택과 그 책임을 함께 느끼도록 만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가 각자의 직업에서 내리는 결정들이 크든 작든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설리의 사례는 극단적인 예일 수 있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때, 그 결정들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설리의 이야기는 단지 비행기 사고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직업인으로서의 책임감,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용기, 그리고 그에 따른 심리적 부담까지 모두 아우르는 깊이 있는 이야기다.